미국관광청(브랜드 USA)은 오는 2027년 미국 철도 운행 200주년을 앞두고 미국의 자연과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철도 여행 코스를 29일 발표했다.

이번에 소개된 여행 일정은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는 대륙 횡단 열차부터 전설적인 66번 국도 연계 노선, 복원된 역사 관광철도, 옛 객차를 개조한 이색 숙박 시설까지 철도의 낭만과 역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프레드 딕슨 미국관광청 청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철도 여행 캠페인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철도는 미국 여행의 역사를 만들어 온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2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낭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2027년 철도 200주년을 맞아 여행객들이 기차를 타고 여유롭게 미국 곳곳을 여행하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길 바란다."

미국 철도의 역사는 곧 미국 여행의 역사다.

대륙을 가로지르는 장거리 열차

미국의 광활한 대륙을 횡단하는 장거리 열차는 시시각각 변하는 대자연을 감상하는 최적의 수단이다. 미국 서부에서 낮 시간에만 운행하는 '캐니언 스피릿'은 웅장한 협곡과 산맥, 붉은 사암 지형을 통과한다. 덴버와 솔트레이크시티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국립공원 및 야외 관광지와 연계해 일정을 짤 수 있다.

캐니언 스피릿 열차
설산과 웅장한 대자연을 감상하며 달리는 산악 관광 열차의 여정

미국 여객 철도 공사 '암트랙(Amtrak)'은 미국 전역을 잇는 대표적인 장거리 노선을 운영 중이다. 주요 노선은 다음과 같다.

  • 캘리포니아 제퍼: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을 연결하며 로키산맥과 시에라네바다산맥을 관통한다.
  • 코스트 스타라이트: 시애틀과 로스앤젤레스를 오가며 태평양 북서부와 캘리포니아의 해안 절경을 제공한다.
  • 엠파이어 빌더: 시카고에서 태평양 북서부를 이으며 글레이셔 국립공원과 광활한 평원을 지난다.
  • 사우스웨스트 치프: 시카고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이어지며, 올해 개통 100주년을 맞은 66번 국도 주변 도시와 미국 남서부의 사막을 가로지른다.

특히 '사우스웨스트 치프' 노선을 이용하면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지역 특유의 건축과 미식을 즐기고, 애리조나주 플래그스태프를 거쳐 그랜드 캐니언까지 여정을 확장할 수 있다.

차세대 열차 도입과 지역 특화 노선도 눈길을 끈다. 태평양 북서부의 시애틀과 포틀랜드를 잇는 '암트랙 캐스케이즈' 노선에는 차세대 아이로(Airo) 열차가 도입될 예정이다. 걸프 연안에서는 뉴올리언스와 앨라배마주 모빌을 연결하는 '마디 그라 서비스'가 운행돼 재즈와 미식 여행을 해안 지역까지 넓힐 수 있다.

붉은 암벽을 지나는 열차
설산과 붉은 암벽 사이를 가로지르며 달리는 관광 열차가 선사하는 장엄한 풍경

옛 정취를 간직한 역사 관광철도

옛 철길을 따라 달리는 시간 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전역의 역사 관광철도는 오래된 기관차와 철로를 보존해 여행객에게 과거의 정취를 선사한다. 각 지역의 지형과 역사적 배경을 살린 다양한 테마 열차가 운행 중이다.

지역관광철도명특징 및 운행 코스
콜로라도주듀랑고 앤 실버턴 협궤철도과거 광업 지대였던 험준한 산후안산맥을 가로지르는 산악 풍경
콜로라도·뉴멕시코주컴브레스 앤 톨텍 관광철도주 경계를 넘어 인적이 드문 고산 지대를 달리는 노선
펜실베이니아주스트라스버그 철도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도 지역 중 하나를 운행
웨스트버지니아주캐스 관광철도과거 벌목에 사용되던 철로를 따라 애팔래치아산맥 깊숙이 진입
뉴욕주핑거레이크스 레일 익스피리언스일몰, 단풍 감상, 연말연시 특별 운행 등 연중 테마 여행 제공
컴브레스 앤 톨텍 관광철도
울긋불긋한 가을 산자락을 가로지르는 쿰브레스 & 톨텍 관광 증기기관차

철도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기차역과 박물관도 새 단장에 나섰다. 미국 철도 발전의 요람인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의 '미국 철도 역사·혁신 국립박물관'은 방대한 철도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스트라스버그의 '펜실베이니아 철도 박물관'은 2027년 초 미국 장애인법(ADA) 기준을 충족하는 새로운 원형 기관차 차고를 개관해 역사적인 증기기관차 6대를 전시할 계획이다.

옛 기차역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조한 사례도 돋보인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더럼 박물관'은 1931년 지어진 아르데코 양식의 유니언역을 개조해 1940년대 여객 열차와 소다 파운틴의 몰트 밀크셰이크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덴버 유니언역, 캔자스시티 유니언역, 신시내티 유니언 터미널, 로스앤젤레스 유니언역 등이 건축 명소이자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스트라스버그 철도 증기기관차
전원 풍경 속을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는 빈티지 증기 기관차

객차에서의 하룻밤과 200주년 행사

기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목적지가 된다.

운행을 마친 객차나 옛 철도 건물을 개조한 이색 숙박 시설이 미국 전역에서 여행객을 맞이한다.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호텔 샬레 앳 더 추추'는 풀먼 열차 객차를 복원한 객실을 제공하며, 인근 테네시 밸리 철도 박물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메리어트 계열의 호텔들도 기차역 재생에 동참했다. 솔트레이크시티의 '애셔 애덤스' 호텔은 옛 유니언 퍼시픽 데포를 개조해 13개의 스위트룸을 조성했고, 미니애폴리스의 '르네상스 미니애폴리스 호텔, 더 데포'는 옛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했다.

소규모의 독특한 객차 숙박도 눈길을 끈다. 아이다호주 디어리의 '아이다호 트레인 스테이스'는 1909년식 승무원용 후미 객차(카부스)를 활용하며, 뉴멕시코주 마드리드의 '안티구아 인'은 카부스에 전통 키바(Kiva) 벽난로를 설치했다. 뉴멕시코주 라미의 '더 해밀턴'에서는 1920년대 풀먼 객차에서 묵을 수 있다.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인근 '투 리버스 주립 휴양지'는 유니언 퍼시픽의 카부스 10대를 주방과 야외 화덕을 갖춘 캠핑 시설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라미와 산타페를 잇는 '스카이 레일웨이'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 원작자 조지 R. R. 마틴이 복원에 참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노선에서는 별 관측, 살인 사건 추리, 라이브 재즈, 마가리타 시음 등 독특한 테마 여행이 진행된다.

한편, 2027년 철도 200주년을 기념해 미국 전역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메릴랜드주가 지역 내 철도 명소를 집중 홍보하는 가운데, 미국 최고(最古)의 철도 분기점이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브랜치빌에서는 1969년부터 이어져 온 '레일로드 데이즈 페스티벌'이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