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왕복 최대 19만원↑…추석 앞둔 여행업계 ‘비상’

고유가·환율·항공운임 삼중고…

장거리보다 일본·중국 등 근거리 여행 선호 가능성

유류할증료 인상으로 가격 부담이 커진 국제선 항공권

국제유가 상승의 직격탄이 항공권으로 번지고 있다.

9월 발권 기준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8월보다 무려 7단계 상승하면서 가을 해외여행 시장에 다시 가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특히 추석 연휴와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 항공권 가격 상승이 여행상품 판매와 소비자들의 여행 목적지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국토교통부 기준 21단계가 적용된다.

8월 14단계에서 한 달 만에 7단계 상승한 것으로, 최근 3개월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국제유가와 항공유 가격 상승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했고,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 역시 한 달 사이 약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노선 왕복 최대 19만원 추가 부담

소비자가 체감하는 인상폭은 장거리 노선에서 특히 크다.

대한항공의 경우 9월 발권 국제선 최장거리 노선인 뉴욕·댈러스·보스턴 등 편도 유류할증료가 35만4천원으로 책정된다. 8월 25만9,200원보다 9만4,800원 상승한 금액이다.

왕복으로 계산하면 유류할증료만 약 18만9,600원 늘어난다.

여기에 항공권 기본운임과 각종 세금, 환율 변동까지 더해질 경우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여행비용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5만2천원에서 최대 29만1천원 수준으로 올라 8월보다 상당폭 인상된다.

결국 ‘비행기값이 올랐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장거리 해외여행의 총비용이 다시 상승하는 구조다.

여행업계 “하필 추석 앞두고…”

더 큰 문제는 인상 시점이다.

9월은 여름휴가 성수기가 끝난 이후 추석과 가을 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시기다. 특히 올해 여행업계는 고유가와 국제정세 불안으로 해외여행 소비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항공료 부담이라는 변수를 맞게 됐다.

실제로 최근 유류할증료 하락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되살아나는 분위기가 나타났지만, 이번 인상으로 가을 성수기 예약 흐름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행업계에서도 추석 연휴 좌석 확보와 상품가격 조정을 놓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장거리 패키지 상품의 경우 항공료 비중이 높아 유류할증료 상승분이 그대로 상품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장거리 대신 단거리’ 현상 다시 나타날까

여행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목적지의 양극화다.

미주·유럽·중동 등 장거리 여행은 항공료와 유류할증료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다. 반면 일본·중국·동남아 등 단거리 지역은 상대적으로 항공료 부담이 적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장거리 여행을 포기하기보다는 여행기간을 줄이거나 일본·중국 등 근거리 여행으로 목적지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최근에도 중동 정세와 유류할증료 등의 영향으로 일본과 중국 등 근거리 여행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여행사 상품 구성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 9박10일, 미주 7박9일 등 장거리 상품 대신 일본·중국·동남아 단기 상품을 강화하거나, 항공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공항 출발 상품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행사에는 ‘가격 전가’가 더 어려운 문제

항공사 입장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유류할증료를 통해 일부 보전할 수 있지만 여행사 입장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여행사는 이미 판매한 패키지상품의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없다.

특히 단체상품은 항공좌석과 호텔, 현지 교통, 관광시설 등을 사전에 확보해 판매하기 때문에 유류할증료가 갑자기 올라갈 경우 상품 원가가 높아질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여행사들이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는 다른 여행사 상품이나 OTA, 개별항공권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결국 여행사는 상품가격 인상과 마진 축소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여기에 고환율까지 겹칠 경우 해외 현지비용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서는 유류할증료 상승이 단순한 항공료 문제가 아니라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8월 발권하면 9월 인상분 피할 수 있어”

이번 인상에서 소비자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유류할증료 적용 기준이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이라는 점이다.

9월에 여행을 떠나더라도 항공권을 8월에 발권했다면 8월 기준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미 여행계획이 확정된 소비자라면 발권시점을 앞당기는 것이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여행상품의 경우 여행사별 계약조건과 상품가격에 따라 적용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단순히 유류할증료만 비교하기보다는 최종 결제금액을 기준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

관건은 국제유가…“9월 이후가 더 중요”

이번 인상이 일회성으로 끝날 것인지도 관심사다.

유류할증료는 항공유 가격 움직임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정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안정될 경우 향후 다시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중동 정세가 악화되고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유류할증료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21단계 적용은 최근 몇 달간 이어진 하락세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여행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결국 향후 여행시장의 핵심 변수는 국제유가와 환율, 그리고 항공권 가격​이다.

여행업계, ‘고유가 시대 상품전략’ 다시 짜야

코로나19 이후 여행시장은 가격 민감도가 더욱 높아졌다. 소비자는 여행 자체를 포기하기보다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목적지와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따라서 여행사들은 고유가 시대에 맞춰 단순히 상품가격을 올리는 것보다 △단거리 상품 확대 △항공사와의 좌석 협력 강화 △전세기 및 블록좌석 활용 △현지 체류비용 절감 △조기예약 상품 확대 등 다양한 가격경쟁력 확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올해 가을은 추석 연휴라는 대형 수요가 예정돼 있어 항공권 가격 상승이 여행수요를 얼마나 위축시킬지가 관건이다.

유류할증료 7단계 상승은 단순한 숫자의 변화가 아니다.

항공사에는 비용 부담을 일부 회수할 수 있는 장치지만, 여행사에는 상품원가 상승으로, 소비자에게는 여행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9월 유류할증료 인상은 올가을 해외여행 시장의 ‘가격 민감도’를 시험하는 첫 번째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가 안정되느냐, 아니면 다시 오르느냐에 따라 가을 여행시장의 표정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