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소마시 마쓰카와우라
사라진 바닷가 먹거리에서 체험관광의 길을 찾다.

쓰나미와 두 차례 강진 딛고 다시 문 연 '하마야끼 이사미야…'
간노 이사오 대표가 말하는 마을의 재건

일본 후쿠시마현 소마시 마쓰카와우라에서 다시 피어난 숯불은 생선을 굽는 열기만을 품고 있지 않다.
2011년 쓰나미에 무너진 생업, 복구 작업자들이 떠난 뒤의 빈자리, 2021년과 2022년 잇따른 강진을 견딘 사람들이 그 불 앞에 함께 서 있다.
숙박시설과 하마야키 사업을 운영하는 간노 이사오 대표는 지역의 오래된 먹거리 문화를 되살리고, 여행객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을 더하며 마을로 돌아올 이유를 만들고 있다.
2021년 시작된 하마야키 부활 프로젝트와 2024년 8월 재개장한 숙박시설 ‘유가쿠노야도 이사미야’는 그 과정의 두 이정표다.
음식과 숙박, 지역 주민의 이야기가 연결될 때 재건은 건물 밖으로 이어진다. 마쓰카와우라가 되찾으려는 것은 손님이 찾아와 먹고 머무르며 사람들과 만나는 관광지의 일상이다.
쓰나미가 삼킨 생업, 석 달 만에 다시 연 문

마쓰카와우라는 태평양과 석호가 만나는 소마시의 해안 지역이다. 바닷물이 드나드는 수로와 해안 풍경, 수산물은 이곳의 관광을 지탱해 왔다. 어업으로 이어진 생활과 여행객을 맞는 음식점·숙박시설이 함께 자리 잡은 마을에서 바다는 생업의 터전이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은 그 터전을 뒤흔들었다. 지진에 이어 밀려온 쓰나미가 건물과 자동차, 어선을 휩쓸었다. 스가노 대표가 운영하던 해안 가까운 숙박시설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그가 들려준 당시의 기억은 식당 안으로 밀려든 배 두 척에 남아 있다.

“바닷물이 거침없이 밀려들더니 순식간에 배 두 척이 창문을 부수고 들어왔습니다.”
그가 제시한 피해 사진 속 식당 바닥은 진흙에 덮여 있었다. 잔해와 기름까지 뒤섞인 공간에서 곧바로 손님을 맞을 수는 없었다. 가족과 친척들이 함께 진흙을 퍼내고 건물을 정리했다. 다시 영업을 시작하기까지 약 3개월이 걸렸다.
서둘러 문을 연 숙소에는 복구 작업자와 자원봉사자들이 머물렀다. 도로와 항만, 기반시설을 되살리기 위해 현장으로 모여든 사람들에게 잠을 자고 쉴 공간이 필요했다. 스가노 대표는 약 3년 동안 쉬지 않고 숙박시설을 운영하며 이들의 활동을 뒷받침했다. 숙박업은 자신의 생계를 회복하는 일이면서 지역의 복구를 떠받치는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복구가 진척되면서 또 다른 문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을 마친 작업자들이 떠난 자리에 관광객이 곧바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건물의 복구와 관광 수요의 회복 사이에는 간격이 있었다. 마을에는 이제 여행객이 이곳을 다시 선택할 이유가 필요했다.
2021년 되살린 하마야키, 부모 세대에게 배운 마을의 맛

간노 이사오 대표와 지역의 숙박업 동료들이 찾은 답은 마을의 기억 속에 있었다.
생선과 조개, 오징어 등 해산물을 숯불에 구워 먹는 하마야키였다.
특히 마쓰카와우라에서는 생선을 통째로 꼬치에 꿰어 굽는 방식이 익숙했다. 바닷가에서 생선 한 마리를 사 먹는 일은 여행의 한 장면이자 지역의 생활문화였다.
“어릴 적에는 해안도로를 따라 20곳 안팎의 노점과 가게에서 하마야키를 팔았습니다. 바닷가를 찾은 여행객들은 숯불에서 구워지는 생선 냄새를 맡으면 꼭 발걸음을 멈추곤 했죠. 생선 한 마리를 사서 먹는 것이 이 마을을 여행하는 즐거움이었습니다.”
쓰나미 이후 사라진 그 풍경을 되살리기 위해 숙박업 종사자 4명이 뜻을 모았다. 마쓰카와우라 가이드 모임을 중심으로 부모 세대에게 생선에 꼬치를 꽂는 법과 숯불을 다루는 기술, 양념장 만드는 방법을 물었다. 새 관광상품을 고안하는 출발점은 외부의 유행이 아니라 지역에 남아 있던 지식이었다.
‘하마야키 부활 프로젝트’는 2021년 시작됐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10년 동안 자취를 감췄던 먹거리 풍경을 복원하는 일이었다. 음식 하나를 다시 파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음식을 만들던 사람들의 기술과 여행객을 맞던 마을의 방식을 되찾는 과정이었다.
“마을 주민분들의 지지와 언론사, 방송국, 연예인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 힘들었을 겁니다.”
처음에는 행사 형태로 불을 피웠다. 하마야키가 알려지면서 이를 찾는 방문객도 생겨났다. 숙박업 동료들이 함께 시작한 먹거리의 부활은 지역을 알리는 통로로 이어졌다. 오래된 음식문화가 여행객과 마을을 다시 연결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1년과 2022년의 강진, 다시 불을 피운 사람들

재건의 시간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1년 2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강진이 발생했고, 2022년 3월 16일에도 규모 7.4의 지진이 일어났다. 공동취재 기사에 따르면 소마시에서는 최대 진도 6강이 관측됐다. 2011년 쓰나미 피해를 복구한 숙박업계는 연이은 지진으로 다시 어려움에 놓였다.
간노 이사오 대표의 숙박시설은 특히 2022년 지진으로 대규모 반파 피해를 입었다. 영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폐업도 고민했다. 한 번 복구한 공간을 다시 잃는 일은 건물의 손상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담이었다. 그럼에도 그는 건물을 새로 짓기로 결정했다.
숙박시설의 재건은 한 사업장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여행객이 머물 곳을 잃으면 주변 음식점과 상점, 체험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수록 주민들이 여행객과 만날 기회 역시 줄어든다. 이사미야의 선택에는 마을의 관광 기반을 이어가려는 고민이 함께 담겼다.
강진 직후에도 지역 동료들은 하마야키 행사를 준비했다.

2022년 4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열흘간 이어진 행사였다. 소마시 공식 기록에 따르면, 숙박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마쓰카와우라 가이드 모임이 주최해 지역 해산물을 숯불에 구워 판매했다. 영업을 멈춘 숙박시설들이 있는 가운데서도 여행객을 맞는 자리를 마련한 셈이다.

“그때 하마야키를 사기 위해 무려 1시간 40분이나 기다려 주신 손님이 계셨습니다. 그때 다시 확신했죠. 우리가 무너지지 않고 재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입니다.”
긴 기다림을 감수한 손님은 간노 이사오 대표에게 재건을 이어갈 힘이 됐다.
하마야키를 사 먹는 방문은 지역을 응원하는 행동이 될 수 있었고, 주민들이 함께 준비한 행사는 마을이 다시 손님을 맞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재난 이후의 관광은 그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접점에서 이어졌다.
2024년 이사미야 재개장, 머무는 여행의 거점을 세우다

2024년 8월, 새로 지은 ‘유가쿠노야도 이사미야’가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이사미야의 4대 대표인 간노 이사오는 대규모 반파된 기존 건물을 재건축하고 전용 목욕시설과 하마야키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숙박시설의 재개장은 재난 이전의 영업을 되풀이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

그가 주목한 방향은 지역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었다. 음식을 맛보고 돌아가는 방문에 숙박과 체험을 연결하면 여행객은 마을을 더 오래 경험할 수 있다. 이사미야가 다시 마련한 공간은 잠을 자는 숙소이면서, 마쓰카와우라의 먹거리와 생활문화를 만나는 거점이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것만으로는 관광객의 발길을 오래 붙잡을 수 없습니다. 맛집은 일본 어디에나 있으니까요. 마쓰카와우라에서만 할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경험’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발언은 하마야키 부활 이후의 과제를 보여준다. 음식의 인지도를 높이는 일에서 더 나아가, 이곳을 찾은 사람이 무엇을 해보고 어떤 기억을 가져갈지 설계하는 것이다. 마쓰카와우라에 대표와 동료들은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 속 활동에서 그 재료를 찾았다.
직접 꼬치를 꽂고 굽는 시간, 여행객이 참여하다

방문객이 직접 낚싯대를 만들어 낚시를 하고,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하며, 지역 농산물로 피자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그 사례다. 각각의 활동은 바다와 지역의 먹거리를 여행의 경험으로 연결한다. 특별한 시설을 구경하는 데서 벗어나 주민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자신의 시간으로 만나는 방식이다.

하마야키도 완성된 생선구이를 구매하는 음식에서 직접 참여하는 체험으로 넓어졌다. 생선에 꼬치를 꽂고 숯불에 구워 보는 과정은 한 끼 식사에 지역의 조리 기술을 배우는 시간을 더한다. 부모 세대로부터 되살린 기술이 이제 방문객에게 전달되는 셈이다.
함께 불을 다루고 음식을 완성하는 동안 여행객은 하마야키가 마을에서 어떤 음식이었는지 접하게 된다. 재난으로 사라졌다가 주민들의 손으로 돌아온 먹거리라는 배경을 알면, 숯불 위의 생선은 여행지에서 산 음식 이상의 이야기를 갖는다. 체험관광은 그 이야기에 여행객이 참여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이런 연결은 숙박시설과 음식점, 체험을 운영하는 주민들이 함께 손님을 맞을 여지도 만든다. 다만 의미 있는 관광 회복은 한 프로그램의 인기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 방문이 이어지고 머무는 시간이 생길 때 마을의 여러 생업이 여행과 연결될 수 있다. 대표가 음식과 숙박, 체험을 함께 고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시 찾아올 이유를 만드는 마을
간노 대표는 언론을 통해 지역의 이야기를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그가 설명하는 홍보의 목적은 자신의 숙소를 넘어 마쓰카와우라 전체로 향한다.
“제가 방송에 나가거나 언론 인터뷰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은 제 숙소를 홍보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마쓰카와우라라는 지역이 아직 살아있고, 언제든 다시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그가 거듭 말하는 재건은 건물을 세우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관광객이 음식을 먹고, 하룻밤을 머물고,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이어져야 한다. 하마야키 부활에 나선 네 사람의 협력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함께 어려움을 겪은 이웃들이 마을의 기억을 되살려 다시 손님을 맞을 기반을 만든 것이다.
2011년 쓰나미, 2021년과 2022년의 강진은 마쓰카와우라의 생업을 거듭 흔들었다. 그러나 2021년 되살린 하마야키와 2024년 다시 문을 연 이사미야는 그 시간 속에서도 이어진 선택을 보여준다. 오래된 맛을 배우고, 함께 숯불을 피우고, 여행객에게 참여할 자리를 내주는 선택이다.
마쓰카와우라의 하마야키가 품은 이야기는 재난을 견딘 한 숙소의 재개장에만 있지 않다.
사라진 먹거리 풍경을 돌아오게 한 주민들, 그 풍경을 찾아온 여행객들, 다시 머무를 공간을 연 사람들의 관계 속에 있다.
세 번의 재난을 넘어 다시 피어난 불꽃은 오늘도 마을이 사람을 맞는 방식을 밝히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