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LA)가 2026년 한 해 동안 대규모 문화 시설 개관과 예술 프로젝트를 연이어 선보이며 글로벌 문화 수도로서의 입지 강화에 나선다. 로스앤젤레스관광청은 세대와 취향을 아우르는 다채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할 '2026 미서부 문화 인프라 대전환' 주요 일정을 27일 발표했다. 특히 2026년은 북중미 FIFA 월드컵 개최가 예정되어 있어, 스포츠와 문화를 아우르는 전 세계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월드컵 개최지인 로스앤젤레스를 홍보하는 배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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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은 LA 전역에서 굵직한 문화 인프라가 새롭게 조성되는 기념비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전통과 첨단, 지역성과 세계성이 교차하는 혁신적인 예술 경험을 전 세계 여행객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라고 김나혜 로스앤젤레스관광청 한국사무소 부장은 밝혔다.

서부 최대 미술관의 진화와 세계 최초 AI 미술관

오는 5월 4일에는 LA 카운티 미술관(LACMA)의 대규모 확장 프로젝트인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가 일반에 공개된다. 세계적인 건축가 피터 춤토르가 설계한 이 공간은 약 1만 제곱미터(약 3,000평) 규모의 전시 공간을 새롭게 추가하며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의 위상을 재정립한다. 윌셔 블러바드를 가로지르는 길이 약 270미터의 공중 전시 구조를 통해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지중해를 축으로 하는 혁신적인 큐레이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LACMA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 조감도
LACMA 데이비드 게펜 갤러리 조감도

이어서 6월 20일에는 다운타운 '더 그랜드 LA'에 세계 최초의 AI 아트 뮤지엄인 '데이터랜드(DATALAND)'가 문을 연다.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이 이끌고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복합 문화 공간 내에 약 2,300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된다. 개관전인 '머신 드림스: 레인포레스트'는 방대한 생태 데이터와 관람객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몰입형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세계 최초 AI 아트 뮤지엄 데이터랜드 내부 모습
세계 최초 AI 아트 뮤지엄 데이터랜드 내부 모습

이야기 기반 예술 공간과 지역 밀착형 플랫폼

9월 22일 개관을 앞둔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은 영화감독 조지 루카스와 멜로디 홉슨이 설립한 이야기 기반 예술 공간이다. LA 엑스포지션 파크 내 약 4만 4,000제곱미터(약 1만 3,500평)의 친환경 캠퍼스에 들어서며, 약 2만 8,000제곱미터(약 8,400평) 규모의 미래형 건축물 내부에 전시관, 극장, 도서관 등을 갖추게 된다.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 전경
루카스 내러티브 아트 뮤지엄 전경
"새롭게 조성되는 문화 공간들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관람객과 상호작용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루카스 뮤지엄과 더불어 지역 사회의 정체성을 담아낸 공공 예술 프로젝트들이 도시 전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김 부장은 설명했다.

이에 앞서 3월에는 사우스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설치미술가 로렌 할시가 주도한 '시스터 드리머' 조각 공원이 조성된다. 작가와 가족이 뿌리내린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시각화한 대형 건축형 설치 작품이다. 영화 상영, 웰니스 프로그램, 재즈 공연 등이 열리는 복합 문화 플랫폼이자 주민 참여형 거점으로 운영될 방침이다.

몰입형 체험 전시부터 역사적 유산 보존까지

2026년 말에는 웨스트 LA에 아트 콜렉티브 '미야울프'의 첫 LA 지점이 상륙한다. 기존 영화관을 리모델링해 관람객이 직접 공간을 탐험하며 서사를 발견하는 인터랙티브 경험을 제공하며, LA의 영화 산업 생태계를 반영한 스토리텔링을 가미했다. 아울러 6월에는 2009년부터 LA 필하모닉을 이끌어온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의 마지막 시즌이 '그라시아스 구스타보' 프로그램을 끝으로 막을 내리며 17년의 음악적 여정을 기념한다.

역사적 기억을 보존하기 위한 공간들도 새 단장을 마친다. 6월에는 약 4,600제곱미터(약 1,400평) 규모로 확장된 '홀로코스트 뮤지엄 LA'가 재개관하여 생존자 증언을 디지털 기술로 보존하는 차세대 전시 환경을 선보인다. 글렌데일 다운타운에 조성 중인 '아르메니안 아메리칸 뮤지엄 & 컬처럴 센터' 역시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전시와 교육이 결합된 문화 캠퍼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부장은 "2026년의 변화는 전 세계 문화 애호가들에게 로스앤젤레스를 다시 찾아야 할 분명한 이유를 제시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채로운 문화 인프라를 바탕으로 여행객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2026년 월드컵과 맞물려 새롭게 단장한 문화 시설들이 LA 관광 산업에 어떤 시너지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