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가 다시 한번 변화의 기로에 섰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는 하나투어 로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속에서 회사를 이끌었던 송미선 대표가 물러나고, 금융권 출신 조좌진 대표가 새로운 수장을 맡게됐다.

동시에 여행업계 최초의 집행임원제 도입도 결정됐다

업계는 이번 인사를 단순한 대표이사 교체가 아닌 '경영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상품 중심 여행사에서 데이터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겠다는 선언이라는 해석이다

송미선 대표 왜 물러났나?

송미선 대표는 하나투어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시기의 CEO로 기록됐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시장이 사실상 멈추면서 하나투어는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대규모 적자와 구조조정, 조직 축소가 이어졌고 업계 전반이 생존을 걱정해야 했다.

송 대표 체제는 비용 절감과 조직 재편, 디지털 전환, 상품 재구성 등을 통해 회사를 회복 궤도에 올려놓았다. 실적 회복만 놓고 보면 '실패한 CEO'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과 몇 달 전 재선임된 CEO가 물러난 것은 단순한 성과평가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하나투어는 송 대표도 모르는 사이에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4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했고, 최종 후보는 여행업계 인물이 아니라는 소문까지 돌았고, 5월말 기자가 내몽골에서 만났던 하나투어 파트너 역시 송 대표가 물러나고, 대표이사가 곧 교체된다는 내용을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

이번 인사는 "회사를 살리는 경영에서 회사를 키우는 경영으로의 전환"으로 보고 있다

여행 전문가 대신 금융 CEO 기용

신임 하나투어 조좌진 대표는 여행업보다 금융과 플랫폼 비즈니스 경험이 훨씬 풍부하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서 디지털 전략을, 롯데카드에서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과 고객 경험 혁신을 이끌었다

왜 이런 인사를 선택했을까? 답은 여행산업의 변화에 있다.

과거 여행사는 항공권과 호텔을 확보하면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OTA와 글로벌 플랫폼이 가격 경쟁력을 주도하고 있고, AI는 여행 일정 작성과 상품 추천을 자동화하고 있으며, 고객은 여행사보다 플랫폼에서 먼저 정보를 찾는다

이제 경쟁력은 '상품'보다 '고객 데이터''개인화 서비스'에 있다.

하나투어는 이를 위해 플랫폼형 CEO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행업계 최초 집행임원제의 의미는?

이번 인사에서 가장 큰 변화는 집행임원제 도입이다.

그동안 국내 여행사는 대부분 오너 또는 대표 중심 의사결정 구조였다.

집행임원제는 이사회가 전략과 감독을 맡고 전문경영인이 실행을 책임지는 구조다.

이는 글로벌기업에서 널리 활용되는 지배구조지만, 여행업계에서는 매우 이례적인 시도다.

이 제도가 성공하면 다른 대형 여행사들도 유사한 구조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최대주주 IMM PE의 전략은 무엇일까?

최대주주인 IMM PE의 행보도 중요한 변수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기업가치 제고(Value-up)'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이번 CEO 교체를 이 숫자와 연결해서 보면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 2019년에 IMM PE는 하나투어를 인수하며 IT·플랫폼 투자와 기업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 2020~2022년에는 코로나19로 투자 회수 계획이 사실상 중단됐고, 2023~2025년에는 흑자 전환과 실적 회복으로 기업가치가 다시 상승했다.

  • 2026년 7월 경영진 교체와 집행임원제 도입은 매각을 위한 마지막 밸류업(Value-up) 작업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런 맥락에서 송미선 대표의 퇴진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라 '투자 회수 국면에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체제 개편'이라는 해석도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 다만 하나투어나 IMM PE가 이번 인사를 매각과 직접 연결해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으며, 이는 시장과 투자은행 업계의 분석이라는 점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수익성 개선 ▲지배구조 선진화 ▲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투자금을 회수한다.

다만 매각 시점과 방식은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 

하나투어가 풀어야 할 5가지 과제는 무엇일까?

AI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가.

② 인바운드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울 수 있는가.

③ 프리미엄 여행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가.

OTA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만들 수 있는가.

⑤ 주주가치를 높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가.

이 다섯 가지가 조좌진 체제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경쟁사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이번 변화는 하나투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두투어는 패키지 경쟁력과 B2B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AI와 플랫폼 투자 확대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랑풍선은 자유여행과 온라인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플랫폼 고도화에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

중소 여행사들은 AI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전문 테마여행과 지역 특화 상품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업계 원로들은 이번 하나투어의 인사를 두고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제기한다.

기대하는 측은 "여행산업도 이제 플랫폼 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며 외부 전문경영인의 혁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우려하는 측은 "여행업은 사람과 현장을 이해하는 산업인 만큼 여행상품 기획과 영업 경험이 부족하면 실행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성패는 디지털 혁신과 여행업 전문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하나투어의 이번 경영진 교체는 국내 여행업계에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하지만

팬데믹을 지나 생존이 최우선 과제였던 시대는 끝나고, 이제는 성장과 혁신, 그리고 기업가치 제고가 새로운 경쟁의 기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여행산업의 본질은 여전히 '사람''현장'이다.

AI는 여행을 추천할 수 있지만, 여행의 감동과 신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새로운 경영진이 디지털 혁신과 여행업의 본질을 조화롭게 결합한다면 하나투어는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기술 중심의 변화가 고객 경험과 현장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면, 이번 인사는 성공적인 혁신이 아니라 값비싼 실험으로 기록될 수도 있다.

이번 인사의 성패는 단지 하나투어만의 문제가 아니다. 향후 5년간 대한민국 여행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