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전문기자협회, 30개 해외지사 4년 치 성과 질의…공사 측 "실적 비공개" 회피
대통령 지적엔 "직접 모객" 항변하더니, 서면 답변에선 "시장 창출 지원" 실토
협회 "데이터 경영 부르짖으면서 정작 핵심 성과는 감춰…투명한 실적 공개 촉구"
한국관광공사(사장 박성혁)가 전 세계 30개 해외지사의 구체적인 모객 실적 공개를 거부했다.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불거진 '해외지사 모객' 논란과 관련해 언론이 객관적인 성과 데이터를 요구했으나, 공사 측은 구체적 수치 대신 모호한 역할론만 내세우며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광전문기자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5일 한국관광공사 홍보실에 발송한 '해외지사 모객 실적 및 성과 검증' 관련 5개 항목의 공개 질의서에 대해, 관광공사가 지난 20일 "해외지사의 실적과 업무협약 등은 외부 공개가 어렵다"며 핵심 데이터 제공을 사실상 거부했다고 25일 밝혔다.
■ 대통령 지적엔 "모객한다" 큰소리…실적 묻자 '시장 창출' 동문서답

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5일 열린 정부 부처 업무보고다. 당시 박성혁 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해외지사의 주요 역할로 "외래관광객 모객과 현지 마케팅"을 언급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모객은 이윤을 창출하는 여행사가 하는 일인데, 공공기관인 관광공사가 모객을 한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하며 해외지사 30곳의 구체적인 성과 점검을 지시한 바 있다.
이에 협회는 논란을 검증하기 위해 ▲2023~2026년 해외지사별 구체적 모객 실적 ▲목표 달성률 ▲마이스(MICE) 유치 건수 ▲숫자가 명시된 MOU 이행 실적 ▲투입 예산 대비 성과(ROI) 등 데이터에 기반한 5대 실질 성과 지표를 공식 요구했다.
하지만 관광공사가 보내온 회신은 질문의 핵심인 '숫자'를 철저히 비껴갔다. 공사는 구체적인 통계 대신 '해외지사 주요 역할 및 성과'라는 문건을 통해 자신들의 업무를 '시장 창출', '대형수요 유치', '지역 관광' 등으로 포장했다.

특히 일본 JTB(해외 거점 152개 운영) 등 해외 대형 여행사의 사례를 들며, 국내 여행업계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자신들이 해외 판로 개척과 상품화를 '지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박 사장이 대통령 앞에서 호언장담했던 직접 '모객' 발언이 사실은 민간 업체를 돕는 '간접 지원'에 불과함을 에둘러 시인한 셈이다.
■ 숫자 감춘 '데이터 경영'의 민낯…반쪽짜리 성공 사례만 나열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공사가 내세운 사례들도 종합적인 통계로서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공사는 도쿄지사의 '함안 낙화놀이(외래객 12.9% 증가)' 상품화 지원, 상하이지사의 '중국 암웨이 인센티브 단체 1만 4,000명 전환 유치(2027년 예정)' 등을 대표 성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는 현지 여행사의 마케팅을 도운 간접적 결과물이거나 다가올 미래의 예상치일 뿐이다. 30개 해외지사가 수년간 막대한 혈세를 투입해 실질적으로 거둔 종합 성과표라고 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초 취임한 박 사장은 "업무협약(MOU)에 구체적인 모객 숫자와 목표치를 명시하겠다"며 이른바 '숫자 중심 경영'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그러나 정작 언론이 그 수치화된 협약의 실제 이행 실적을 묻자 "영업 비밀"을 방패 삼아 입을 닫았다. 공공의 마케팅 예산을 지원받은 민간 업체의 사후 실적을 관광공사의 독자적 성과로 둔갑시키는 것 아니냐는 업계의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관광전문기자협회는 "데이터 경영을 부르짖는 관광공사가 정작 조직의 존립 근거인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데이터로 답하지 못하고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직접 모객과 간접 지원을 명확히 구분하고, 30개 해외지사의 목표ᄋ실적ᄋ예산ᄋ달성률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꼬리표처럼 붙는 실효성 논란을 종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촉구했다.
[문의] 관광전문기자협회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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