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재단은 11월을 맞아 일상에 깃든 서울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전통시장 5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번에 소개된 명소는 남대문시장, 인현시장, 동묘시장, 노량진수산시장, 공릉동도깨비시장이다. 오랜 역사와 정겨운 삶의 터전을 넘어 최근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이른바 '글로벌 힙스팟'으로 진화하고 있는 현장들이다.

김병민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전통시장의 최근 변화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최근 전통시장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서울의 일상과 생활문화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새로운 관광 코스이자, 국내 2030세대에게는 먹거리와 빈티지 쇼핑을 즐기는 취향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단이 추천한 5개 시장은 각기 다른 역사와 개성을 품고 있다.

방문객들은 시장 투어와 함께 인근의 명소를 연계해 다채로운 가을 나들이를 즐길 수 있다.

추천 시장핵심 즐길 거리연계 관광 명소남대문시장600년 역사의 만물 쇼핑과 길거리 음식남산공원 백범광장, 한양도성 성곽길인현시장충무로 인쇄골목 속 레트로 노포 식당가남산골한옥마을동묘시장구제 의류와 골동품, 스트리트 패션창신동 문구·완구시장노량진수산시장제철 수산물 구매 및 한강 '회크닉'용양봉저정공원, 공릉동도깨비시장, 철길 옆 동네 장터와 커피 그라인더 전시관, 경춘선숲길, 옛 화랑대역

600년 만물 장터 남대문과 레트로 인현시장

남대문시장 활기찬 만물 상가와 쇼핑 골목

조선 태종 시절 임대 점포로 시작해 6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남대문시장은 숭례문 일대 1만여 개 점포가 밀집한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이다.

남대문시장 대표 먹거리와 인기 길거리 음식

조선 후기 선혜청 설치와 함께 곡물 장터로 몸집을 키웠고, 한국전쟁 직후 구호물자를 거래하며 다시 일어섰다. 전쟁 직후 생겨난 칼국수 골목과 1980년대 후반 형성된 갈치조림 골목, 길거리 별미인 잡채호떡이 방문객의 미각을 자극한다. 낮에는 소매, 밤에는 도매 시장으로 운영되며 하루 평균 30만 명이 이곳을 찾는다.

남대문에 없으면 서울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K-콘텐츠의 인기를 타고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 아닌 목욕용품이다. 상가 곳곳에는 다음과 같은 이색 잡화들이 진열돼 있다.

2030세대의 힙스팟으로 떠오른 전통시장 골목
  • 한국식 때밀이 수건 (이태리타월), 다양한 디자인의 헤어 캡, 마사지용 괄사와 두피 마사지기

시장 투어 후에는 회현역에서 도보 8분 거리에 있는 남산공원 백범광장으로 이동해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충무로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숨겨진 인현시장은 길이 200m 남짓한 골목에 인쇄소와 노포가 처마를 맞대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전국 최대 규모의 인쇄골목이 형성되면서 일꾼들의 허기를 달래주던 식당들이 자연스레 모여들었다.

충무로 인쇄골목에 위치한 인현시장 노포 풍경

백반, 생선조림, 오징어볶음, 낙지볶음, 닭볶음탕, 해물찜 등 저렴하고 푸짐한 안주를 내어놓는 실비집들이 2030세대와 외국인들에게 레트로 감성의 성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충무로역을 지나 5분만 걸으면 남산골한옥마을에 닿아 호젓한 휴식도 누릴 수 있다.

빈티지 패션 동묘와 회크닉 명소 노량진

퇴근길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인현시장 맛집

임진왜란 이후 선조 때 세워진 보물 '동관왕묘' 돌담을 따라 펼쳐진 동묘 구제시장은 1980년대 후반 노점상들이 모이며 태동했다. 이후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터전을 옮긴 황학동 벼룩시장 상인들이 합류하며 지금의 규모를 갖췄다. 한때 어르신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빈티지 의류를 재치 있게 겹쳐 입는 스트리트 패션이 화제를 모으며 젊은 층과 외국인 디자이너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정찰제가 아니어서 흥정하는 재미가 쏠쏠하며 시계, 액세서리, LP, 중고 카메라 등 다양한 물품이 거래된다.

동묘 벼룩시장에서 빈티지 구제 옷을 고르는 모습

인접한 창신동 문구·완구시장에서는 말랑이, 왁뿌볼, 키캡 등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촉감 소품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동묘시장의 개성 넘치는 레트로 골동품 소품들

1927년 서울역 인근 의주로에서 시작해 1971년 현 위치로 이전한 노량진수산시장은 2016년 현대화 사업을 마쳤다. 1층에서 활어와 조개류, 제철 해산물을 고르고 2층 상차림 식당에서 맛보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췄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노량진수산시장 전경

최근에는 이곳에서 회를 포장해 여의도한강공원이나 노들섬에서 즐기는 이른바 '회크닉(회+피크닉)'이 새로운 나들이 문화로 정착했다. 시장 내 점포들도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전용 회크닉 세트를 선보이고 나섰다.

야외에서 수산물을 즐기는 만큼 철저한 위생 관리는 필수다.

노량진역 6번 출구에서 360번, 640번 버스를 타면 6분 거리에 있는 용양봉저정공원에 닿는다. 조선 정조의 휴식처였던 이곳 전망대에서는 한강대교와 노들섬, 여의도 빌딩 숲과 남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경춘선숲길 산책의 시작, 공릉동 도깨비시장

노량진수산시장 활어 판매장과 신선한 횟감

1939년 경춘철도 개통과 함께 화랑대역 인근 노점상에서 유래한 공릉동도깨비시장은 단속반을 피해 도깨비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던 모습에서 이름이 붙었다.

정겨운 분위기가 살아있는 공릉동도깨비시장 골목

만두, 족발, 손칼국수, 닭강정 등 먹거리가 풍성하며, 눈비에도 끄떡없는 아케이드 지붕을 갖췄다. 오는 2027년에는 주차타워를 포함한 고객지원센터가 문을 열 계획이다.

공릉동도깨비시장의 다채로운 전통 주전부리

이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시장 한복판에 자리 잡은 커피 문화다. 노원구의 지역 상권 활성화 사업으로 시장 상가 2~3층에 전시공간이 마련됐고, 올해 2월 카페 겸 커피 그라인더 전시관 '말베르크'가 개관했다.

남대문시장과 연계된 남산 한양도성 성곽길 풍경

수집가 부부가 25년간 세계 각국에서 모은 18세기 유럽 수공예품부터 20세기 대량생산 모델까지 1,100여 점의 그라인더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전통시장 나들이

시장 후문은 곧바로 경춘선숲길로 이어진다. 지난 6월 광운대역까지 연장돼 총 7km에 달하는 이 숲길은 옛 화랑대역을 품은 화랑대 철도공원과 개성 있는 카페들이 늘어선 '공리단길'을 아우르며 늦가을 산책의 백미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