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판 이후 선별·운반·저장·유통으로 이어지는 ‘바다 물류’ 현장
수산업 넘어 미식·체험관광으로…북항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다
목포=이영석 기자

오후에 찾은 목포 북항 위판장은 흔히 떠올리는 새벽 수산시장의 모습과는 달랐다.
치열한 새벽 경매가 한바탕 지나간 뒤에도 북항의 하루는 끝나지 않았다.
부두에는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위판장 주변에서는 수산물을 정리하고 운반하는 작업이 계속됐다. 차량이 드나들고, 상인과 수산업 종사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오후의 북항은 새벽처럼 요란하지 않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다에서 올라온 수산물이 식탁으로 향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는지 보여주는 또 다른 현장이다.
■ 경매가 끝나도 위판장의 하루는 계속된다

수산물 위판장이라고 하면 대부분 이른 새벽 경매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이날 오후 현장에서 확인한 북항의 모습은 달랐다.
위판 이후에도 수산물을 선별하고 옮기고 저장하는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다. 주변에서는 어선과 운송차량이 오가며 다음 작업을 준비했다.
‘잡는 것’으로 시작된 수산업이 ‘파는 것’을 거쳐 ‘전국으로 보내는 과정’까지 이어지는 곳.
그 중심에 목포 북항이 있다.
북항 일대에는 위판장을 비롯해 냉동·냉장, 제빙·저빙, 어선 급유 등 수산업에 필요한 기능이 집적돼 있다.
목포수협이 북항으로 이전하면서 이곳은 단순히 수산물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서남권 수산물 생산과 유통을 연결하는 종합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 목포 수산경제를 움직인다
목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수산물이다.
갈치와 조기를 비롯해 병어와 민어, 홍어, 낙지 등 목포의 이름과 함께 떠오르는 수산물은 지역의 음식문화를 만들었고 관광자원이 됐다.
목포수협은 2025년 위판금액 2,033억원을 기록하며 5년 만에 다시 2천억원을 넘어섰다.
이 가운데 갈치는 4,678톤, 342억원, 조기는 2,340톤, 266억원의 위판 실적을 기록했다.
숫자로만 보면 ‘2천억원의 위판고’지만 현장에서 바라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배를 움직이는 어민에서부터 수산물을 선별하고 운반하는 사람, 중도매인과 유통업자, 음식점과 시장 상인까지 수많은 사람의 생업이 이곳과 연결돼 있다.
북항 위판장은 목포 수산경제의 현재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현장인 셈이다.
■ 북항 이전으로 달라진 목포 수산물 유통
목포 수산업의 중심축은 북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북항에 조성된 서남권 친환경 수산종합지원단지는 약 10만㎡ 규모로 위판과 냉동·냉장, 제빙·저빙, 어업인 편익시설 등을 집적했다.
활어 위판 기능도 확대됐다.
이는 과거 수산물 물량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위판과 운송 과정에서 발생했던 불편을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유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변화다.
오후 현장에서 바라본 북항의 모습에서도 이러한 ‘집적화’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판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저장과 운송, 유통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 오후의 북항에서 발견한 또 하나의 관광자원

이번 취재에서 눈길을 끈 것은 북항 자체가 가지고 있는 관광 콘텐츠로서의 가능성.
목포 관광은 근대역사문화공간과 해상케이블카, 고하도, 유달산 등 기존 관광자원이 강하다.
여기에 ‘수산도시 목포의 삶’을 보여주는 북항도 연결한다면 이야기는 더욱 풍부해질 수 있다.
특히 오후 시간대는 관광객이 접근하기에도 상대적으로 편하다.

수산물의 선별과 유통 현장을 살펴보고 북항 주변을 둘러본 뒤 목포의 수산물을 직접 맛보는 ‘수산물 현장+미식’ 관광코스를 생각해 볼 만하다.
위판장을 단순히 산업시설로만 바라보지 않고 목포 사람들의 삶과 바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 ‘보는 북항’에서 ‘맛보는 북항’으로

목포 관광에서 음식은 강력한 경쟁력이다.
민어회 한 점, 갈치구이 한 토막, 홍어 한 접시에도 목포와 서남해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음식이 관광객에게 제공될 때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산지의 이야기까지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항 위판장은 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현장이다.
관광객이 오후에 북항을 찾아 수산물 유통 현장을 둘러보고, 인근 시장이나 음식점에서 목포 수산물을 맛본다면 하나의 완성된 관광 콘텐츠가 된다.
■ 북항의 오후, 목포 사람들의 삶이 보였다
작업을 마친 어선들이 정박해 있고, 위판장을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 속에서는 수산도시 목포의 일상이 묻어났다. 화려한 관광시설은 아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래서 가치가 있다.
관광객에게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라 실제로 목포 사람들이 일하고 살아가는 현장이기 때문이다.

최근 관광의 흐름도 유명 관광지를 사진으로 남기는 것에서 벗어나 지역의 일상과 음식, 사람을 경험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항은 목포가 가진 ‘진짜 목포’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다.
바다가 일터가 되고, 수산물이 산업이 되고, 음식이 관광이 되는 곳.
오후에 찾은 목포 북항 위판장은 목포가 왜 ‘수산도시’인지 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이제 북항의 과제는 위판과 유통이라는 본래 기능을 더욱 강화하면서 그 속에 담긴 사람과 바다의 이야기를 관광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목포 북항은 수산물만 거래되는 곳이 아니다.
서남해 바다에서 시작된 목포 사람들의 삶과 경제가 모이고, 다시 전국으로 뻗어나가는 곳이다.
그리고 그 현장은 오후에도 멈추지 않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