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스타그룹의 코스닥 상장사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해운·조선해양 중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면적인 사업 재편과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했다. 팬스타그룹은 30일 상장사의 가치 제고를 목표로 컨테이너 사업 확대와 조선해양 신시장 공략을 가속하며, 주식병합을 통한 자본 구조 정비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존 자동차 정비기기 제조업 중심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그룹의 핵심 밸류체인을 직접 담당하는 체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9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오는 12월 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승인되면 1주당 액면가는 1,000원에서 5,000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5,902만3,445주에서 1,180만4,689주로 대폭 줄어들며 자본금 변동은 발생하지 않는다.
병합된 신주는 2027년 1월 18일 상장될 예정이다.
적정 유통주식수를 확보해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같은 날 최대주주인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등 거래계획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장내 매수 계획을 사전 공시했다.
오는 11월 30일부터 12월 29일까지 30일간 보통주 59만2,35주를 장내에서 사들일 예정이며, 단가 870원을 기준으로 약 5억1,000만 원 규모다.
김 회장은 최근 6개월 동안 이미 44만1,000주(약 4억5,000만 원)를 매수한 바 있어 이번 계획이 실행되면 총 매입 규모는 100만 주를 넘어서게 된다.
김 회장은 책임경영의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상장사의 사업 전환과 구조 개편은 최대주주가 가장 먼저 책임을 지고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주주와 같은 위치에서 회사의 변화를 함께 하겠다."
컨테이너 사업 진출로 밸류체인 완성
2002년 자동차 정비기기 전문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그룹 편입 이후 하역과 크루즈 사업을 추가하며 외연을 확장해 왔다.
2025년 5월에는 선박엔지니어링 계열사인 팬스타테크솔루션을 흡수합병해 조선해양사업부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물류·크루즈가 46%로 가장 높았고, 자동차정비기기 30%, 조선해양 23%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조업 중심의 상장 이력이 그룹의 해운 본업과 간극을 만들어 시장 평가에 제약이 되었다고 판단해 컨테이너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팬스타그룹은 지난 7월 한일항로 컨테이너 정기선 공동운항체제에 참여하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연내에는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 항로 진출을 추진 중이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용선 선박을 활용해 동남아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며, 외항 정기화물운송사업자 등록 절차도 밟고 있다. 아울러 중국 화물운송 사업 진출을 위해 현지 측과 합작사 설립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노선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 내 컨테이너선 사업을 상장사로 점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사업 확장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하역·크루즈·조선해양에 외항 정기화물운송이 더해지면 상장사가 그룹 해운 밸류체인의 핵심 축을 직접 담당하는 구조가 되며, 선박 운항부터 정비·개조까지 아우르는 해운·조선해양 기업으로 평가받기 위한 사업 기반이 갖춰지는 것이다."
조선해양사업부, 일본 및 특수선 공략
조선해양사업부는 선박 신조·개조 설계부터 선급 승인, 기자재 공급·설치, 시운전과 정비까지 일괄 수행하는 전문 조직이다. 자체 설계 및 프로젝트 관리(PM) 인력 64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설계 실적은 479건에 달한다. 주요 고객사로는 장금상선, 고려해운, 대한조선, 한화파워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사업부의 핵심 성장 동력은 일본 시장과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FSRU) 및 저장설비(FSU) 분야다. 올해 오시마조선소 등 일본 조선소와 선사로부터 8건의 설계를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 일본 종합상사와 합작 계약을 맺고 2027년 현지 지사 설립도 추진한다. 특수선 분야에서는 회그(Höegh) FSRU 개조 종합설계를 210만 달러에 수주했다. 4분기 잔여 수주잔고 534만7,000달러(21건) 가운데 47%가 FSRU·FSU 관련 프로젝트로 채워져 있다.
글로벌 시장 여건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제가스연맹(IGU)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세계 LNG 교역량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4억3,700만 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스수출국포럼(GECF)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2억3,500만 톤 규모의 액화설비가 새로 가동될 것으로 전망했다.
FSRU 개조 시장의 경제성 비교는 다음과 같다.
구분예상 비용특징기존 LNG선 개조2억~3억5,000만 달러육상 터미널 대비 설치가 빠르고 경제적신조 선박 건조4억~5억 달러상대적으로 높은 비용과 긴 건조 기간 소요
이러한 개조 수요 증가에 발맞춰 회사는 국내 유일의 방폭형 3D 스캐너를 포함해 총 5대의 스캐너를 선제적으로 확보했다. 가스 위험구역이 존재하는 선박도 직접 계측해 구조, 배관, 전장 설계와 선급 승인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수주 전망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룹 선대의 정기 수리와 규제 대응 물량이 수주 기반이 되고, 일본 시장과 FSRU·FSU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투명한 지배구조와 ESG 경영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함께 경영 및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를 낸다. 상장사와 그룹 계열사 간 지분 관계를 투명하게 정리하고, 중복 기능을 통폐합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이 핵심이다. 각 사업부의 내재 가치가 자본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회사 측은 지배구조 정비 방향을 이렇게 밝혔다.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정비와 연계해 상장사의 역할과 위치를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개편 방안은 이사회 논의와 관계 기관 협의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공시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지배구조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체계 확립이다.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가 참여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주식병합 결의에도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해 투명성을 높였다. 주주와의 소통 창구도 정례화할 방침이다.
ESG 경영 실천 과제는 다음과 같이 설정됐다.
지배구조(G): 계열사 지분 관계 정리, 이사회 독립성 제고, 공시 투명성 강화
환경(E): 조선해양사업부의 친환경 개조 설계 역량을 활용한 그룹 선대 연료 효율 개선, 인공지능(AI) 기반 운항 최적화
사회(S): 부산 지역 해운·항만·조선 전문 인력 양성, 지역 사회와의 상생 도모
이번 구조 개편은 단기적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 체질 개선의 출발점이다.
자동차정비기기와 물류, 크루즈 부문이 창출하는 안정적인 현금흐름 위에 컨테이너선 운항과 조선해양 엔지니어링이라는 신성장 동력을 얹어 상장사 본연의 역할을 재정립한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성과가 재무제표에 직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경영구조와 지배구조 개편은 그 성과가 주주 가치로 이어지도록 하는 필수적인 장치다."
그룹의 해운 역량을 결집한 팬스타엔터프라이즈가 자본 시장에서 진정한 해운·조선해양 전문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