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ha 부지에 27홀 챔피언십 골프장·호텔·골프빌리지 조성

2026년 4분기 착공·2028년 4분기 개장 목표…최소 2,000개 일자리 기대

‘대규모 투자’ 사실 확인…그러나 총 투자금액은 아직 비공개

국내 골프장 운영 노하우 앞세워 일본·베트남 이어 필리핀까지 글로벌 레저사업 확대

KX그룹 필리핀 클락 칼라피 골프리조트 조감도
KX그룹이 필리핀 클락에 개발할 '칼라피 개발 프로젝트(Calapi Development Project)' 조감도

한국의 종합 레저기업 KX그룹이 필리핀 클락에 대규모 복합 골프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한 골프장 진출이 아니다. 클락국제공항 인근 약 200ha(200만㎡) 규모의 부지에 27홀 프리미엄 골프코스를 비롯해 호텔과 골프빌리지, 골프 특화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KX그룹과 필리핀 현지 관계기관 자료를 종합하면 이 사업은 현재 ‘KX 골프 & 리조트’ 또는 ‘칼라피 개발 프로젝트(Calapi Development Project)’​로 추진되고 있다.

KX는 지난 2월 필리핀 클락에서 클락개발공사(CDC), 필리핀 국가원주민위원회(NCIP), 현지 원주민 공동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부지 임대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의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당시 KX는 200ha 부지에 27홀 프리미엄 골프장과 200여 세대 규모의 고급 빌라, 특급호텔, 상업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0ha…‘골프장 하나’가 아닌 복합 관광개발

이번 프로젝트의 규모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27홀 골프장 하나를 건설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KX가 현재 밝히고 있는 개발계획은 27홀 챔피언십 골프코스, 클럽하우스, 골프 특화 숙박시설, 호텔, 골프빌리지 등을 하나의 복합 레저단지로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국제 골프대회 개최가 가능한 수준의 코스와 전문 골프교육 프로그램까지 구상하고 있어 완공될 경우 클락의 골프관광 지형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KX는 현재 국내에서 신라CC, 파주CC, 클럽72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 토조노모리CC 등 해외 레저사업에도 진출해 있다. 회사는 이번 클락 프로젝트를 일본·베트남·필리핀 등을 연결하는 글로벌 레저사업 확대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설명하고 있다.

■ ‘대규모 투자’는 사실…하지만 투자금액은 아직 베일

이번 취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투자 규모에 대한 표현과 실제 공개된 정보 사이의 차이다.

200ha라는 개발면적과 27홀 골프장, 호텔 및 골프빌리지 조성 계획은 확인됐지만, KX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총사업비를 얼마로 책정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시장 일각에서 거론되는 특정 금액을 ‘KX의 확정 투자금액’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금 단계에서 확인된 것은 대규모 개발사업의 부지 확보 및 사업 추진이 공식화됐다는 사실이다.

KX의 공시자료를 보면 회사는 2026년에도 레저사업을 비롯해 반도체 소재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KX의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25년 말 기준 KX의 연결 자산은 약 9,359억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2,041억원​으로 나타난다.

이는 KX가 단순한 프로젝트 개발사가 아니라 기존 사업에서 확보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해외 레저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당초 ‘2027년 오픈’에서 ‘2028년 4분기’로

일정에도 변화가 있다.

지난 2월 사업 착수 당시 KX 측 발표에는 계약 체결과 함께 사업에 들어가 2027년 하반기 그랜드 오픈을 목표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현재 KX가 밝히는 공식적인 목표는 2026년 4분기 착공, 2028년 4분기 정식 개장​이다.

최근 필리핀 관광부 역시 KX 프로젝트를 이 같은 일정으로 소개하면서 클락의 프리미엄 골프관광 인프라 확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는 사업이 단순한 구상 단계에서 실제 인허가와 개발절차를 거치는 과정에서 현실적인 사업 일정으로 조정된 것으로 해석된다.

■ 왜 하필 ‘클락’인가

KX의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다.

클락은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경제·관광 거점으로, 클락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호텔과 골프장, 쇼핑 및 레저시설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클락까지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은 KX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다.

한국 골퍼들이 주말을 이용해 해외 골프여행을 떠나는 수요와 동남아 장기체류형 골프수요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관광부도 KX 프로젝트를 골프·웰니스 등 고부가가치 관광수요를 겨냥한 핵심 인프라로 평가하고 있다.

■ 한국 골프관광시장에도 ‘새 변수’

KX 골프&리조트가 예정대로 2028년 문을 열 경우 국내 여행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한국여행사들이 클락 골프상품을 판매할 때는 기존 골프장과 호텔을 조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KX가 직접 개발하고 운영하는 복합 골프리조트가 등장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항공-골프-숙박-식음-교육-대회-장기체류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는 상품 개발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KX가 국내 골프장 운영에서 확보한 운영 노하우를 해외 현지에 적용한다면 단순히 골프장을 하나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한국형 골프 리조트 운영모델의 해외 수출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 최소 2,000개 일자리…클락 관광산업에도 영향

필리핀 측이 주목하는 부분은 고용효과다.

KX 측과 필리핀 관광부는 리조트 조성 및 운영 과정에서 최소 2,000개의 현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골프장 운영인력뿐 아니라 호텔·F&B·시설관리·교육·관광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클락 지역경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 KX의 진짜 승부처는 ‘개발’ 이후

그러나 이번 프로젝트를 마냥 장밋빛으로만 볼 수는 없다.

200ha에 달하는 대규모 복합개발은 막대한 자본과 인허가, 현지 파트너십, 건설 및 운영능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특히 골프장은 건설보다 개장 이후 안정적인 고객 확보와 운영수익 창출이 더 중요하다.

KX가 한국인 골퍼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설계한다면 시장 규모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반대로 한국·일본·중국·동남아 골퍼와 현지 고소득층, 국제 골프대회 및 기업행사까지 흡수한다면 사업의 확장성은 크게 높아진다.

따라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① 총사업비 ② 자금조달 구조 ③ 현지 개발법인 ④ 토지 임대조건 ⑤ 시공사 및 골프코스 설계사 ⑥ 호텔 브랜드 ⑦ 객실 수 ⑧ 한국 여행업계와의 판매협력 구조다.

이 가운데 특히 총 투자금액과 자금조달 방식은 향후 사업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

■ “KX의 해외 레저사업, 이제 시작”

KX그룹은 방송·송출에서 출발해 레저와 IT·제조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현재 회사는 레저사업을 글로벌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내세우고 있으며, 일본 골프장 운영에 이어 필리핀 클락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결국 이번 클락 프로젝트는 KX가 국내 골프장 운영기업에서 글로벌 레저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첫 대형 해외 개발사업이라는 의미가 크다.

200ha의 땅에 27홀 골프장과 호텔, 골프빌리지가 들어서는 순간 클락의 골프관광 판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

‘한국 기업 KX가 만드는 클락의 새로운 골프관광 시대’가 실제로 열릴 수 있을 것인지, 2028년을 향한 KX의 다음 행보에 관광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